가을도 참 짧고 하루도 참 짧다.
종일의 우울한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시무룩하고 있다보니 어느덧 저물녘이다.
햇살도 인색하더니 그걸로 부족한지 저녁바람이 싸늘하게 뼈에 스민다.
우리 편은 무엇인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세상에 날씨도 무엇도 마음 기댈 것이 없다.
할 수 없다. 내가 내 살길을 도모하는 수 밖에.
점점 말수가 줄다 보니 나는 끝없는 심연으로 가라앉아 가는 기분이다.
나의 병을 진단하기는 쉽고 처방전도 간단하련만 정작 병자가 의지가 없으니 문제다.
짧은 칩거를 위해 얼른 퇴장해야겠다. 깊고 깊은 나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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