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동면처럼 무심하기를(13.11.19)

heath1202 2013. 11. 19. 12:19

어제 첫눈이 내렸다.

이른 아침 길 떠나는 사람 배웅할 때만 해도 눈이 없었는데 출근하려 문을 나서보니 그새 눈이 쌓였다.

출근 준비로 바쁜 삼십분 사이 내렸던 모양이다.

어설프게 내린 눈에 갑자기 바람이 매워져 퍼뜩 겨울이 겁이 났다.

올 겨울에 스페인이랑 유럽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취소해야 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항공권 티켓 취소로 입게될 손해 때문에 주저하고 있었는데 이제 더 생각할 필요가 없겠다.

마음을 정하니 편안함이 경제적 손실을 무마하고 남는다.

올겨울 추운 거리를 헤매지 않아도 되겠구나.

여행은 나중에 따뜻한 때, 햇살이 눈부시고 프로방스 지방이 푸르른 때 가야겠다.

 

며칠 새 곱던 나뭇잎이 다 져 버렸다.

꽃보다 짧은 절정이다. 

쌓인 낙엽이 비에 젖고, 그걸 보고도 내내 꿋꿋할 사람은 없으리라.

이제 움을 파고 들어앉을 일만 남았구나.

동면처럼 마음도 곤한 휴식시간을 갖도록 해야겠다.

 

이 은행나무의 황금빛 절정은 불과 사흘 남짓이었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매의 길은 멀지 않겠구나(13.12.4)  (0) 2013.12.04
집으로 가는 길(13.11.21)  (0) 2013.11.21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13.11.15)  (0) 2013.11.15
가을 채집(13.10.30)  (0) 2013.11.04
남은 삶이 늘 걱정이다(13.10.28)  (0) 2013.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