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마곡사에 갔다.
혹시 벚꽃이 피었을까 하고.
내 맘만 조급했지 마곡사는 느긋했다.
꽃도 없고 신록도 인색한 마곡사를 그래도 기분좋게 걸었다.
봄개울을 따라 죽 걸어올라갔다.
산도 나지막하고 개울도 계곡이 아니어서 정겹다.
햇빛 잘드는 솔향기 창가에 앉아 우롱차도 마시고 휴일 오후 느긋이 잘 보냈다.
아이가 물에 들어가고 싶었나보다. 아이가 성큼성큼 물로 들어가니 아버지도 발을 적시고 둘이 자박자박 신나라 걸었다.
시드는 꽃을 보며 생각 좀 해보라고 그랬는지, 말라가는 꽃을 갈아주지 않고 있었다. 그래, 생각해 볼 일이다.
한껏 물이 오른 활엽수 위로 소나무의 푸른 빛이 짙었다.
무엇이 보이는지, 한가족이 물속을 골똘이도 들여다보고 있었다.
소박한 소원들이다.
명부전 앞마당의 또다른 세상의 등꽃
그 중 열심히 꽃을 피워내고 벚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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