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자욱했지만 서릿발이 성성한 아침이다.
그래봤자 며칠일 뿐인 줄 알면서도 나는 더딘 봄에 조바심이 나고 심지어는 화도 나려고 한다.
하지만 너무도 순순이 물러가는 추위를 보는 것도 적잖이 허망할 것이라 생각하며 삶을 조금 엿본 사람을 흉내내 느긋해 보자 한다.
안개 속에 늘어선 전봇대는 보통은 나에게 길의 상징이지만
가을이 아닌 지금은 좀체 길떠나는 쓸쓸함이 없다.
봄은 그런 때인가 보다. 심지어 어쩌면 나도 무엇인가 일구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도 있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자마저 사라졌으니(13.04.22) (0) | 2013.04.23 |
---|---|
삶에 경중이 없다(13.03.20) (0) | 2013.03.20 |
봄이 눈을 뜨다(13.03.14) (0) | 2013.03.19 |
텔레비젼 폐인(13.03.12) (0) | 2013.03.13 |
새봄, 길가의 노인(13.03.09) (0) | 2013.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