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외국)/하와이(오하후 섬)

하와이 호놀롤루 도착(13.02.03)

heath1202 2013. 3. 6. 03:20

참으로 오랜 만에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구나.

호놀롤루에 있는 동안 간신히 폰으로 몇 번 끄적이고는 이렇게 모니터를 마주 하기는 참으로 한달은 족히 넘은 듯 싶다.

내 집인데도 노크라도 해야할 듯 괜히 엄두 안나고 쫄밋거려지는 거였다.

문지방에 길이 나게 며칠 부지런히 들락거려야겠다.

 

하와이 연수 동안 신나라 지내진 못했다(돌아보니 아쉽긴 하다).

흥분이 없었던 대신 한국에서의 생활이 평화롭게 연장된 듯 하다.

별 낯선 느낌없이 담담하게 하와이를 대했다. 하와이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지만 사실이 그랬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금도 생각해 보는데 정확한 진단은 못하겠다.

다만 좋은 사람이 곁에 없다는 것이 한 이유일 수 있겠고, 너무 풍요롭고 안락한 화와이의 환경이 극적인 동기를 주지 않은게 아닌가 한다.

아무튼 샅샅이 꼼꼼이 하와이를 탐구하다시피 하는 동료도 있었지만 나는 "다 본들 뭐하겠니,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먹겠지"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뭐, 돌아보면 후회여야 하는데 그런것도 없다.  그냥 잘 쉬었다하며 자족한다.

못보아 아쉬운 곳도 있지만 아쉬움은 아쉬운 대로 남겨두는 것 또한 한껏 게으른 요즘의 내 삶의 자세와 부합한다.

(내가 젤 어이없게 생각하는 게 '죽기전에 꼭 ...해야하는 ...가지'류다. ㅎㅎ

물론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이 나라고 왜 없겠는가마는 죽음을 걸어가며 협박하는 듯 싶은 게 내 성격상 참 안맞는다.)

 

쉽게 사람에게 곁을 주지 않는 성격이다보니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몹시도 외로울 것이었다.

그래서 무념무상한 태도를 견지하고자 했다.  사람을 받아들임에 있어서도 조금만 더 무심하다면 좋으련만,

상대의 착한 것으로는 족하지 못하는 착하지 못한 나의 성격 탓에 나는 참 외로움을 자초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와이(정확히는 하와이의 오하후 섬. 네 개의 주요섬 중에 하와이의 주도인 호놀룰루는 오하후에 있다. 

나는 다른 섬은 빅아일랜드만 가보았다)는

참으로 풍족한 곳이었다.

눈가는 곳 어디든 자연은 아름다웠고, 세계적인 휴양지답게 관광 인프라가 편리하게 갖추어져 있어 모든 점이 너무도 안락했다.

그것이 문제였다.  모든 것이 너무도 편하게 지척에 있으니 지금 아니면, 이곳이 아니면 하는 조바심이 일지 않았다.

달콤한 맛이 너무 강한 아름다움이라고 해야 하나...

하루 하고도 반나절을 비포장 벼랑길을 달려야 누브라벨리를 볼수 있었던 그 고통에 가까운 여정이 이곳엔 없었다.

밤낮으로 사람이 넘쳐나는 와이키키 해변이 바로 길건너에 있고 어느 곳이던 도로 포장은 기막히게 되어 있었다. 

 

피곤하다.  생각날 때 추기...

 

인천공항.  탑승을 기다리며...

 

눈 때문에 비행기에 갇혀 두 시간 반 동안 이륙을 기다렸다.  미치는 줄 알았다.

 

하와이 숙소 도착.  싹싹하고 상냥한 바바라 교수가 마중나와 호텔로 인도.

 

첫 주에 묵었던 나의 방.  나 혼자만의 평화를 줄곧 누리진 못했다.

 

 

전망으로 압도하던 첫 주 묵었던 방.  다움 주 방을 옮겼을 때 혼자만의 자유가 끝난 것보다 더 안타까웠던 것은 전망이 사라진 것이었다.

방에 들어서 맨 처음 한 것이 바로 사진 찍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