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새해인데 새로운게 없다(13.01.06)

heath1202 2013. 1. 6. 18:51

연일 추위가 한창이다.

한반도가 냉동고라고, 게다가 이 현상은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예보가 절망스럽기 조차 하다.

모든 것 앞에서 무력한 느낌.

새해가 되었어도 마음에 새로움이 없고, 나의 등짝을 쳐가며 나를 독려할 희망과 계획, 목표 그 어느 것도 없다.

새해라고 일월 일일부터 어제와 달라야 한다는 억지는 부리지 않지만 그래도 조만간 어찌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조차 들지 않는다는 그 자체가 정말 나를 불안하게 한다.

무감각한 삶에 날카로운 첫키스 같은 자극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해라도 해야 할까?

 

엊그저께 어처구니 없고 슬픈 생각조차 드는 일을 보았다.

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집에서 가까운 국도변에 일과로 나와 앉아 있는 노인의 이야기...

한동안 모습이 보이지 않아 정말 먼길을 떠나려나보다 했는데, 이 추위에 모처럼 햇빛이 쨍하다고 길가에 나앉아 있는 것이었다.

바람벽도 없는 휘휘한 길가, 쓰레기 수거해 가는 곳 바로 옆이다.

가을에 보았을 때보다 많이 든든한 복장도 아니다.

당연히 온전한 정신은 아닌데, 그 온전치 않은 정신 밑바닥 무엇이 왜 늘 그를 이 곳으로, 심지어 이 추위에 나와 차가운 프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게 하는 걸까.

노인의 시선은 늘 왼쪽을 향해 있고, 그의 무의식이 이끄는 그것은 무엇일까.

저체온으로 쓰러지면 어쩌나 하는 현실적인 걱정이 앞서면서도 그의 '그 너머'가 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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