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한갖지고 좋네.
남편이 오늘 캄보디아(시엠립 앙코르 유적지)로 떠났다.
낮동안 연수받는 마누라 좀 기다리는 게 어떻다고, 대한민국 주부들 태반이 하는 일인데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여행을 두 건이나 잡아 놓았다. 삼 주 일정이다.
우선은 앙코르. 이미 기억도 제대로 못할 만큼 몇 번을 갔으면서도 또 간다.
그리고 나선 바로 라오스 행이다. 그곳에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합류 한다. 방비엥도 가고 루앙프라방도 가겠지.
약이 올라서 악랄하게 조롱을 해 주었다. 혼자 있는 게 섭섭한 것이 아니고 지 혼자 여행 가는게 약올라서. ㅋㅋ
지금쯤 어디에 있을려나.
아직은 하늘에 떠 있겠군.
물어보진 않았지만, 시엠립까지 직항은 꿈도 못꿀테니 방콕에서 육로로 들어갈 테고
다섯시 몇분인가에 인천공항 출발한다고 했으니, 다섯시 더하기 여덟시간하면 여기시각 새벽 한시쯤, 현지 시각 열한시쯤 되겠네.
돈 아껴야 하니 숙소는 안잡을 테고 잠시 "터미널"의 톰 행크스처럼 공항에서 빈둥대다가 서너시쯤 방콕으로 나가
룸피니 공원에서 캄보디아와의 국경도시인 아란까지 가는 버스를 잡아타겠지.
그리고 나서 캄보디아 쪽으로 걸어가 비자받고 입국수속 거쳐 캄보디아 국경도시 포이펫으로 들어가겠지.
피곤하니까 택시 잡아타고 냅다 달려 너무 늦지 않은 오후에 시엠립에 도착해서 얼른 숙소잡고 저녁거리를 잠깐 산책하겠지...
소고기도 사먹을려나? ㅋㅋ
괜찮다.
나야 혼자 있어도 심심할 틈이 없다.
본래 붙박이로 일주일에 열편 쯤 'CSI' 보고 큐채널에서 'TV 동물농장' 재방송 챙겨보고 T채널에서 세계 곳곳의 여행지 소개를 재탕 삼탕 보고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범죄 재현이랑 황당한 실험들 보다가 자는 시각이 서너시인게 일과인 사람이다.(아참, 게다가 이번주부터 '멘탈리스트'도 하더라.
아무리 용을 써도 'CSI' 만한 건 없지만 그래도 패트릭 제인을 쫌 좋아하다보니...ㅋㅋ)
솔직히 방학 되어서 남편 땜에 사생활 보장이 안되어 갑갑했었다.
아직도 내 블로그를 못찾아 혼자 애닳는 남편 땜에 블로그에 글도 제대로 못썼고(재워놓고 써야했다)
밥을 해 주지 않으면서 밥을 얻어 먹어야 해서 가끔 부담스럽고 미안하긴 했다. (안해주고 안 얻어먹으면 좀 좋아? ㅉㅉ)
이제 그런 부당한 미안함에도 시달릴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홀가분한지.
생각보다 일월의 계획이 널널해서 이제 다음 주 시험 두과목 치루고 나면 하와이 갈 때까지 절대 자유다.
더운 날씨에 고생 좀 하려므나.
나는 이제 누웠다 앉았다 하며 종일 울애기 토끼 안고 테레비나 보며 보내련다.
어이, 부럽지?
난 앙코르, 안 부럽다. 루앙 프라방도 안부럽다.
기대하라, 내가 어떻게 나의 절대자유를 증명해 보이는지.
기대이상은 아니겠지만 기대만큼은 되는 즐거운 음모가 이미 스물스물 고이기 시작했다.
Hey, Bon Voyage~~~
&&& 젠장, 요며칠 춥다고 게을리한 운동을 보상 한답시고 운동하던 몸에 새삼 알이 배도록 열심히 운동했지만,
추운 거리, 육교옆 포장마차 따뜻한 등불과 김이 풀풀 나는 오뎅 냄새에 홀려 붕어빵을 세개나 먹고 떡볶이도 반인분이나 먹었다.
배가 부른만큼 불쾌한 이 기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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