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시 반, 건양대 앞의 삭막한 풍경이다.
오늘은 한낮부터 화가 날 정도로 이미 날이 곤두박질 쳐 있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비가 내렸고 내일은 혹시 눈이 올지도 모른다고 수선스럽게 예고하고 있었다.
날도 차고 바람도 뒤숭숭하게 일기 시작하는데 식이장애 환자처럼 미친 듯이 주워 먹다가
제 살을 베고 누워있는 내 토끼를 보고는 화들짝 일어나 운동을 하러 나섰다.
일기가 좀 사납기로 인생을 자기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나약한 사람들은 운동을 나오지 않았고
할수 없이 나 혼자 신을 내 보자 하였으나 바람소리가 하도 기괴하여 슬그머니 나도 자기변명을 하고 말았다.
집으로 피난해야 할 때로구나라고.
나의 집에 나를 지켜줄 이는 없지만 내가 집이라고 깃드는 누추한 건물은 나의 주문으로 영을 품고 있고
나는 그 안에서 외롭지 않고 춥지 않게 나를 보듬고 있다.
다그치지만 않는다면 나는 그런대로 부지런하고 강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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