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추우리라는 으름짱에도 의연하게(12.12.03)

heath1202 2012. 12. 4. 01:07

 

네시 반, 건양대 앞의 삭막한 풍경이다.

 

오늘은 한낮부터 화가 날 정도로 이미 날이 곤두박질 쳐 있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비가 내렸고 내일은 혹시 눈이 올지도 모른다고 수선스럽게 예고하고 있었다.

날도 차고 바람도 뒤숭숭하게 일기 시작하는데 식이장애 환자처럼 미친 듯이 주워 먹다가

제 살을 베고 누워있는 내 토끼를 보고는 화들짝 일어나 운동을 하러 나섰다.

일기가 좀 사납기로 인생을 자기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나약한 사람들은 운동을 나오지 않았고

할수 없이 나 혼자 신을 내 보자 하였으나 바람소리가 하도 기괴하여 슬그머니 나도 자기변명을 하고 말았다.

집으로 피난해야 할 때로구나라고.

나의 집에 나를 지켜줄 이는 없지만 내가 집이라고 깃드는 누추한 건물은 나의 주문으로 영을 품고 있고

나는 그 안에서 외롭지 않고 춥지 않게 나를 보듬고 있다.

 

다그치지만 않는다면 나는 그런대로 부지런하고 강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