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을 하다가 카드 마지막 네 자리를 말하라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난다.
일상적으로 일주일에 서너번은 읊어대던 숫잔데 갑자기 머리속이 아득한게
공포가 함께 엄습해서 더욱 생각을 못하겠는 거였다.
결국 한 번 실패하고 다시 곰곰 생각한 뒤에 차근차근 숫자를 불렀더니
비로소 순조롭게 결재가 진행되고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되었다.
그랬다고 영 안도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앞으로 좀더 빈번하게 이런일에 맞닥뜨릴 지 모른다는 두려움.
살아갈수록 미래가 더욱 두려워진다.
제대로 풀어지지 않을 지도 모를 미래의 일들에 대처할 자신감이 없어지고
아울러 생물학적 노쇠에 대한 두려움까지 더해져
미래가 별로 행복하지 않을 것만 같은 공포가 늘 머리속에 자리하고 있다.
벌써 이런다는 것은 꽤 심각한 증상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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