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dead tired...
오른팔이 많이 아프다.
거의 열흘을 상대를 만나지 못하다보니 그닥 상태가 좋지 않은 팔을 가지고 공 받아주기를 과하게 했더니
피로가 누적된데다가 정확하지 않은 스트롴이 몇 번 겹쳐 삼두박근이랑 어깨가 좀 상했나보다.
가만히 있는데도 통증이 있어 "아, 아프다"라고 크게 혼잣말을 해본다. 기분이 묘하고 유쾌하고 한심하다.
읽다가 한동안 처박아 두었던 책을 찾았다.
보니 사이에 한 두번 밖에 쓰지 않았던 볼펜이 끼워져 있다.
볼이 커서 좋아하던 볼펜인데 나오질 않는다.
A4 용지 한장 가득 벅벅 긁으며 분신사바를 중얼거려 보았다.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나의 토끼에게 말을 건넨다. "울애기 뭐 해요?"
정말 눈을 휘둥그래 뜨고 빤히 쳐다본다. 후후, chic함이 너의 매력이지.
매일 두턱, 세턱이 되도록 먹이고 안아주고 청소해 주는 주인 아줌마인데 아직도 나를 보고 화들짝 달아나곤 한다.
내가 싫어서라기보다 너란 동물은 태생이 공포를 안고 태어나서 그런 거라고 여겨준다.
삶의 매 순간이 공포인 한없이 연약한 가여운 동물...
바른 정치적 자세를 견지하고자 노력하고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는 나인데,
나의 치명적인 문제는 극단적 개인주의자라는 것이다.
아름다운 공동체를 보며 눈시울을 적실만큼 여리고 뜨거운 가슴이 있지만
절대 이웃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은 마음이 없는 나이다.
누군가 나의 영역에 발을 들일까 경계하고 어느결엔가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냉담을 가장하고 있기도 하다.
분명 큰일일 것이다.
어느 땐가 시리게 외로운 순간이 올 터인데, 나는 그 때 그동안 내가 저버린 사람을 부르며 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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