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먼 숲(12.11.12)

heath1202 2012. 11. 13. 01:19

브레송의 사진집을 시켰는데 아직 오지 않는다. 

배송 추적을 해 보았더니 부여에 도착한지 하루가 꼬박 지났는데 나에게 건네 주질 않는다.

어찌된 영문인고?

살림도 안 하는데 해야 할 일이 참 많이도 미루어 지고 있다.

책 읽는 일이 그 중 젤 안 되는 일이다. 

남보다 잠도 덜 자는데,,, 아마도 텔레비전을 너무 보는가 보다.

오늘도 CSI를 네 편이나 보았다.  역시나 뉴욕 편이 젤인데, 시즌8 마지막 편을 했다.

총맞아 코마 상태인 맥반장(게리 시니즈, 생쥐와 인간이 보고 싶네)과 요원들이 함께 했던 시간들을 회상하고

했어야 했으나 못했던 얘기들을 서로 나누는 내용이었다. 

감동적었어.  이 상황까지 가기전에 사랑한단 말은 하라는 교훈인가?

시즌 9, 미국에선 하던데 우리나라에선  언제 해 주나...

 

각설하고 책이 읽고 싶은데 맹세코 시간이 없다. 

 

모든 것이 스러져가는 이때, 너는 거침없이 네 빛깔을 뽐내는구나. 

 

설령 헐벗었대도 춥지는 않을 것이다

깊이를 헤아릴 맘은 먹지 않을 것이다

나보다 먼저 숨이 죽었겠지만

그것이 소멸을 뜻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때 쯤 내가 간다함은 정녕 나의 길일 터

누구를 청할 수도 없는 길인데 

그렇더라도 마냥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야 할 것이다

 

아직은 멀다 해야 할 것이다

길은 멀고 난 다만 근처나 어슬렁거리다 말 것이다

하얀 자작나무 줄기가 눈 부시고

적송의 두툼한 낙엽을 슬그머니 디뎌 보다가

담에 다시 오마고 갔던 길 되짚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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