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우리 엄마(12.10.29)

heath1202 2012. 10. 29. 22:33

옷 한 벌 해 입고 입성 좀 깔끔이 하랬더니, 생전 몇 번이나 입겠느냐고...

절에서 답사 희망자 손들어 보라 했는데 회비 생각하다 끝내 손을 못 들었다고...

가뜩이나 희망하지 않던 일들만 등이 휘도록 지고 온 한 생인데 그나마 얼마 안되는 희망을 이래서 접고 저래서 접고...

돈 오만원 쥐어 드리고 얼른 절에 전화 하라고, 나도 답사 갈거라고, 나도 단풍 구경  갈거라고 말하시라고....

내 나이도 벌써 세월이 싸한데, 그 마음은 오죽 할 거라고, 섧고 아쉽고 무섭고...

팔십이 코앞인데 손주 준다고 적금을 붓고 있는 그 간절한 희망이 짠하고 고맙고...

몇 해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길잖은 시간을 또 자식에게 바칠테지. 평생을 그래 왔듯이.

그게 행복이라 우겨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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