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나에 도착하니 여기 저기서 스노클링이나 돌고래 관광객을 호객하고 있다.
비용에 큰 차이가 없고 새벽에 바로 숙소 앞에서 출발할 수 있다길래 숙소인 릴린에서 우리돈 7,8천원 쯤 내고 새벽에 돌고래 관광을 예약했다.
어스름을 조금 벗어난 이른 아침, 숙소 앞 해변에 배가 기다리고 있다.
큰 배에 많은 사람들이 타는 줄 알았었는데, 모터 달린 카누처럼 길다란 배에 사공과 우리가족 뿐이다.
새벽 하늘에 보름을 조금 비낀 둥근달이 창백하다.
해변을 조금 벗어나니 우리같은 배들이 무수하다.
누군가 돌고래 수만큼 많다했는데 과장이 아닌 것 같다.
돌고래의 안식을 깨는 건 아닌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굳이 배 옆에서 헤엄치는 걸 보면 저희도 우리를 구경하는 게 아닌가 하며 변명을 한다.
돌고래를 한 백마리도 더 본 듯 싶다.
많은 이들이 돌고래에 대한 나름의 로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나도 그렇다.
뭍에서 바다로 들어간 신비한 동물. 지능이 높고 다정하다는 동물. 유쾌한 동물. 순한 동물 등등.
첨엔 정말 눈물이 났다.
배 옆을 경쾌하게 지나치는데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
돌고래를 보는 방법은 바다 여기 저기서 돌고래가 출몰할 때마다 사공은 그것을 감지하여 그곳을 향해 돌진하는 식이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배가 떼거리로 몰려 다닌다.
어쨌든 포커스 잡는 게 느려터진 내 카메라 때문에 제대로 찍지 못한 게 속상해 죽겠다.
분해서 새로 카메라를 장만할까 생각 중. 누가 듣더니 어디 또 돌고래 찍으러 갈 일 있냐고, 괜한 낭비라고...ㅋㅋ
모두가 감동하고 행복했던 건 돌고래에 대한 판타지 때문만은 아닌 듯.
생각보다 훨씬 감동적이다.
기회 되면 꼭 가보시길. 로비나에서 돌고래를 못본다는 건 재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 보통 운세를 탓다면 볼 확률 500 퍼센트.
동영상도 하나 있는데 얼른 편집해야지.
행복해서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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