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자에서 여덟시 반 쯤 출발하여 종일을 달려 밤이 되어 브로모 화산 아래 마을에 도착하였다. 족히 열시간 넘게 걸린 것 같다.
발리섬의 족자-브로모 화산-이젠화산-배를 타고 바다 건너 발리 뎀파사 까지의 교통편 및 이틀의 숙박,
그리고 브로모 화산에서의 짚비용 10만 루피아 포함 70만 루피아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족자의 에이전시에서 정해준 숙소는 객실이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식당만큼은 아주 번듯하고 전망이 좋았다.
산 밑이라 하도 추워 새우잠을 잤다. 담요를 덮긴 해야겠는데 너무 더러워 숄로 칭칭감고 담요를 덮어야 했다.
새벽 3시 조금 넘어 일어나 간신히 눈꼽 떼고 중무장을 하고 4시 조금 안 되어 짚을 타고 전망대로 간다.
행색은 흠, 스타일이고 뭐고 따뜻하면 장땡인지라 얇은 옷 겹겹이 껴입고 숙소에서 6, 7천원 주고 빌린 꼬질꼬질한 패딩잠바를 입으니 거의 난민 꼴이다.
스타일에 죽고사는 작은 애는 잽싸게 추우나 마나 패딩입기를 거부하고 지아부지 바람막이를 쟁취했다.
짚은 상태를 보니 굴러가는 것 말고는 다 망가졌다. 룸미러, 사이드미러, 창문, 등등. 온전한 것은 엔진 뿐인 것 같다.
아무튼 브로모 화산을 내려다 볼 전망대 입구에 떨구어 놓고 여섯시까지 돌아오란다.
아, 무지하게 춥다.
오들오들 떨며 해뜨기를 기다린다.
어디에 박혀있던 사람들인지 사람들이 많이도 모였다.
어디를 가든지 일출(몰) 포인트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 계절은 건기여서 구름 끼는 날이 많지 않아 이곳 일출 일몰은 거의 실패가 없다.
모두 동쪽 방향으로 좌향좌.
(출처:위키백과)
아래 사진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이다. 2011년에 브로모 화산이 폭발해서 작년에 간 사람들은 화산에서 분출된 증기가 깔린,
아래 사진과 같은 장관을 볼수 있었다고.
족자에서 브로모까지 가는 길은 왜 이리도 멀은지... 봉고차를 타고 열시간 쯤 내려와 CAKRAWALA라는 간판의 여행 에이전시 사무실 앞에서 다시 낡고 낡은 소형버스로 갈아탄다. 캄캄해서 사위가 분간이 안되지만, 이렇게 낡은 차가 어찌 이리도 잘 달리나 싶게 꾸불꾸불한 산길을 위태롭게 전력질주다. 족자에서 가져온 표를 보고 이숙소, 저 숙소에 척척 내려준다.
브로모로 출발하기 전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오른쪽 파란산에서 일출 및 브로모 화산을 조망하고 나서 다시 짚을 타고 모래 바다로 내려와 걷고나 말을 타고
브로모산까지 간다는 설명. 우리 숙소는 아래 왼쪽편 cemara indah. 전망이 아주 좋았다.
해가 뜰때 까지는 동쪽으로만 시선 고정. 하늘에 두개의 별이 선연하다.
사진가들이 이미 포인트는 다 차지하고 있다. 정말 춥다.
하지만 동쪽 하늘에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터진다.
서서히 오른쪽으로 브로모산, 바톡산 등 일대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일출을 볼 때 처럼 경탄이 나온다.
사진을 보았지만 이런 풍경이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아침 햇살에 서서히 분홍빛으로 물들어 오는 브로모 산 일대
인종과 국적을 뛰어넘어 모두 같은 마음일 터
비집고 들어가 사진 찍는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디다. 얼른 한 장씩 인증샷만.
누군지 모르지만 하도 행복해보여 나도 찍었다네.
이제 해는 꽤 올라오고, 여섯시가 다 되어가니 얼른 짚을 타고 브로모 산 쪽으로 이동.
전망대 입구. 오를 때는 어두어서 모르겠더니 꽤 규모있게 치장했군.
부지런한 아침 노점. 아침 전이라 허기가 질 때이니 튀김 몇 개 사서 요기. 맛좋음.
굴러가는 게 신기한 우리 짚.
짚 주차장에서 브로모화산 중간까지 10만 루피아에 말을 빌릴 수 있다.
산이 보기에는 가까워보이지만 꽤 먼 거리인데다 화산재라 먼지도 많이 나고 발이 빠져 수월한 길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남편이 발을 약간 삔 상태라 다음날 말도 없는 이젠 화산 오르려면 발을 아껴야 했다.
우리는 조금 걷는 척 하며 오십 미터 쯤 갔더니 7만 루피아(9천원 조금 넘는)에 가잔다.
애닳게 하며 흥정했음에도 마부들이 어찌나 싹싹한지 기분이 좋아 당연히 팁.
걷는 사람, 말탄 사람 다 같이 브로모 산으로
지난 화산 분출에 폐허가 된 힌두 사원
말은 여기까지만. 중턱에서부터는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작년에 화산폭발이 있은 후에 화산재로 계단이 덮였었다는데, 지금은 많이 양호해져 있었다.
그래도 군데군데 발이 많이 빠졌다.
브로모 정상의 유황호. 사진상으로 분간이 안가지만 아직도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주름이 너무도 선명한 브로모산 옆의 바톡산. 완벽한 방추형이다.
브로모산을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
애들이 말을 너무 예뻐라 했다.
관광객을 태우고 온 짚들
숙소에 돌아와. 밤엔 몰랐는데, 아침에 보니 브로모 화산이 지척이다. 전망대를 가느라 한참을 갔던 것이었다.
먼지를 하도 뒤집어써서 부랴부랴 샤워하고 다시 이젠화산으로 떠나야 한다.
'여행(외국) > 인도네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네카 미술관) (0) | 2012.08.28 |
---|---|
인도네시아 이젠 화산(12.07.31) (0) | 2012.08.24 |
인도네시아 메라피 산(12.07.28) (0) | 2012.08.22 |
인도네시아 파랑트리티스 해변(12.07.28) (0) | 2012.08.22 |
인도네시아 타만 사리(12.07.28) (0) | 2012.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