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를 물고 나를 좇는 차들만 아니었으면, 국도변에 갓길이 조금만 넉넉했어도 출근길에 몇 번이고 차를 세우고 싶었다.
이런 날을 다시 복 수 있을까 싶게 아침부터 아름다운 날이었다.
아름다웠으나 너무 아름다워 한편으론 기이한 느낌조차 들게 하는 날이었다.
이맘때가 이렇게 하늘이 찬란할 때던가.
아름다운 서울 하늘이 포털 메인에 떠 있던데, 전국이 축복과 은혜가 충만한 하루였던가?
그렇다면 하늘 덕에 나말고도 행복했을 사람이 많았겠구나. 한 명이라도 더 하늘을 볼 수 있었기를.
요즘 내가 정신착란 증상이 있는 건지,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이 열린 것이
온갖 것이 다 진정으로 아름답다. 그래서 행복하고.
바쁜 틈틈이 후다닥 뛰쳐나가 찍어 본 학교 주변이다. 종일 하늘의 현란한 재주를 감상한 날이었다.
어제 찍은 사진도 있군.
출퇴근 길에 눈여겨 보던 노인요양원의 플라타너스가 잎이 너무 성해 버렸다.
다른 나무보다 잎이 늦게 돋아 오랫동안 잔 가지들로 실크스크린처럼 하늘에 은은하게
무늬를 찍었었는데, 차 세우는게 번거로와 차일피일 미루었더니 오늘은 이미 늦은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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