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도 사람이 그립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나는 사람이 그립지 않다.
사람이 곁에 있어 유쾌하거나 무방하기도 하지만
없은들 내 마음이 춥고 온기가 그리운 것도 아니다.
혼자서도 심상한 마음이고 어쩌면 더욱 다정하게 스스로를 만난다.
사람과 함께 함으로 겪는 고통, 외로움, 권태.
그리움 하나 사뿐이 들어내면 그만이다.
그리하여, 나의 삶이 평화롭다.
이 평화를 흔들 만큼 아름다운 사람은 없다.
살면 살수록 육신은 가벼워지고 영혼이 깊어진다면 얼마나 좋으랴.
허나, 종내 찌들고 지치고 탐욕에 휘둘린 삶일 뿐이다.
그저 시든 육신일 뿐이다.
하여 나는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나의 그리움은 그저 그림자.
고통도 슬픔도 아름다울 그림자나 하나 품고 살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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