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탄식의 습관(120.4.17)

heath1202 2012. 4. 18. 02:17

요즘 탄식이 잦다.

출퇴근 길에 넬의 새음반을 듣고 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문득 십번트랙 slip away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숨이 막혀와 아, 탄식을 하고 만다.

오늘 퇴근 길에는 동물을 싣고 가는 트럭 뒤를 따라 가야 했는데,

끝내는 신호에 걸려 동물들의 눈빛까지 봐야 했다.  내가 정말 괴로워하는 상황 중의 하나다.

보신원 트럭에 실린 흑염소 한마리와 개 세마리.

세 마리 개중 한마리가 내내 목을 빼고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어쩌면 곧 죽을 목숨일 텐데 높은데 올라서니 관광이라도 하는 양  마냥 해맑은 얼굴이다.

아,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탄식.

여행채널에서 과테말라를소개하고 있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인디오들을 카톨릭으로 개종시켜주는 댓가로(미개한 그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다고...)  

맘대로 노동력을 착취할 수가 있었단다.

수틀리면 죽이기도 비일비재라 도륙당한 인디오가 무려 칠천만.

그리고 이어 비쳐주는 안데스 삼천미터 이상의 고도에 사는, 바람과 자외선에 상한 인디오의 얼굴. 아.

탄식의 남용인가...

 

슬픔을 가슴에 가두어두면 깊은 병이 된다.

죽음에 곡을 하며 슬픔을 풀어내듯

나도 탄식으로 숨통을 틔어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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