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걸 보니 주말이로구나.
그래도 그간엔 이틀 중에 하루는 양보를 해 주었었는데, 이번 주는 에누리없이 발을 묶어 놓을 모양.
집에서 뭉개기엔 이틀은 너무 긴데...
주말이면 콧바람을 쐬어 버릇해 집에 있다보면 시간이 갈수록 몸도 마음도 서서히 늪에 가라앉아
급기야 숨이 막히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이번 주말은 부지런히 강진이랑 장흥 고흥의 아름다운 바닷길을 다녀오고 싶었는데,
못가게 된다면 어디서 그만한 감흥을 보상 받을 수 있을까.
초미의 관심으로 날씨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터.
벚꽃이 다 지겠구나.
그나마도 파리한 짧은 목숨인데,
비까지 낙화를 재촉하니.
퇴근길에 벚꽃길을 달리며 바람에 분분한 꽃잎에 잠시 홀려
어김없이 탄식을 뱉고 말았는데,
또한 투신의 아름다움도 부정할 수 없는 탄성이기도 했지.
하나, 도로에 젖은 꽃잎이라면 고스란히 허무 그 자체겠지.
꽃과 동화되어 몽환처럼 살아온 요며칠인데,
꽃이 지어 마음에 환하던 등불도 지고
과연 묵묵히, 성실하게, 한결같이 잘 살 수 있을까...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채집(12.04.23) (0) | 2012.04.24 |
---|---|
따뜻한 집(12.04.20) (0) | 2012.04.21 |
탄식의 습관(120.4.17) (0) | 2012.04.18 |
즐거운 해찰(12.04.17) (0) | 2012.04.18 |
뜻하지 않은 선물(12.04.16) (0) | 2012.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