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앞세워 봄이 오는 것 같긴 한데, 그래서 학교 주변 새순 소식이 궁금하긴 한데, 당최 바빠서 녀석들과 인사 나눌 틈이 없다.
사는 게 뭐라고 코앞의 일에 전전긍긍, 며칠 동안 잠시잠깐 고개 들어 학교 앞 원당 들판 한 번을 본 적이 없다.
저녁이면 파김치가 되어 얼른 집에 기어들어가 고꾸라질 생각 밖에 들질 않고.
우리나라가 이렇게도 계획성 있는 나라였던가.
가지가지 업무들이 죄 연간 계획서를 내놓으라 하고, 일에 쫓겨 창의고 나발이고 작년 꺼 재활용할 생각 밖에 안든다.
신학기 되어 며칠이나 되었다고 오늘 벌써 진단고사.
내 업무다 보니 그제 전달받고 어제 기안하고 오늘 실시하고, 카드리더 새로 등록하고 채점 기초작업 쪼매 하고 정답 집어넣었더니 하루가 짧다.
바라는게 많아 욕구불만이 많은 건가.
혹은 터무니 없는 것을 바라는 건가.
일단 삼월까지만 참아 보자고 견뎌 보자고 다독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어찌 되었든 벌써 주말이다.
주5일 근무가 나를 살리는구나. 그러니 조금만 참아주자. 어쩌다보니 내가 아주 싫어하는 인간형 '징징이'가 다 되었다. ㅋㅋ
요행히 너는 오가는 길에 있어서 내 눈에 띄었구나, 수선화.
깃발아, 너는 좋으냐. 가슴 터지게 봄바람을 맞으며 울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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