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그리운 햇살(11.12.09)

heath1202 2011. 12. 9. 11:32

Before the dawn인지 After the dawn인지...

도대체 분간이 안가는 날씨다.

그대가 잠자며 중얼거리는 걸 들으니

"아침이 그를 데려가지 않게 해주세요"

 

옛날에 알던, 노바스코셔에서 온 캐나다 청년은 자기 동네 사람들이 겨울이면

술을 많이 마신다고 했다.  선술집에 앉아 하루를 보낸다 했다.

무슨 근심 있을까 싶은 캐나다 사람도 우울한 하늘 밑에선 장사가 없구나.

홀짝홀짝 들이키는 술이 모세혈관을 구석구석 돌고 나면 의식은 몽롱하고

팔을 저어 걷어내고 싶은 이 어스름 속에서 마침내 죽은 건지 산 건지 분간도 없을 듯 싶다.

높낮이 없는 감정이 서서히 가라앉아 마침내 가슴에 과묵하니 돌이 하나 들어앉을 테지.

 

사실이 전혀 몽환인 이상한 전도.

내가 환상인지 세상이 환상인지.

 

나는 창가에 서서 눈 덮여가는 세상을 보고 있다.

나는 갇혀 세상을 나설 엄두를 차마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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