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삶에 의미 입히기 (11.12.05)

heath1202 2011. 12. 6. 11:15

생활을 낱낱이 기록하고자 하는 강박증이 생겼다.

쏟아져 나오는 글들에 대해 많은 경우 경멸을 서슴치 않는 내가

보잘 것 없는 자신의 일상을 그리도 성심껏 남기고자 한다.

알고보면 간단힌 것이다.

내 삶을 명명함으로써 존재하고  싶은 것이다.

말하자면 어떤 이는 그 사람이 있어 글이 있지만

나 같은 사람은 글을 남겨야 내가 있는 것이다.

남은 글만큼만 내 삶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허접한 삶일 망정,

킬리만자로 꼭대기에 오르는 표범처럼

비장하고 느높은 존재의 의미따위는 없을 망정,

적어도 나도 살아있다는, 살았다는 하소연을 하고 싶은 걸거다. 

나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 달라는 항변을 자신에게 하고 싶은 걸거다.

슬프지 않은가.

평생을 점철한 그 삶의 낱낱이 훌훌 티끌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게.

누구든 몇은 추억해 줄 일이다.

그 소소한 삶도 나름으로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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