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때 주인공 할아버진가가 진눈깨비에 홀리는 내용의 동화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각인이라는 게 있죠? 그때부터 홀린다는 말에 홀려있는 것 같습니다. 이년이 채 안 되는 동안 안개속에 서너번이나 길을 잃었습니다. 안개에 홀린 거겠죠. 올가을도 한 번 그랬습니다. 이른 아침 사위가 분간 안되는 안개 속에 낯선 들판을 헤매고 난 후 학교에 안착한 어느 날 기뻐서 그랬는지 사진을 남겼더군요. 잊고 있었는데 사진 털다가 발견했어요. 아주 이른 아침은 아니지요. 1교시가 끝나고 나서 문득 기념하고 싶어서 찍었던 것 같아요. 안개가 많이 옅어져 있지요.
비가 오고 하루 아침에 헐벗은 은행나무가 참 처량한 날입니다.
피라칸다하고는 약간 다른 듯(이름을 잘 모르겠음). 암튼 붉기도 하여라. 살아있는 것이 죄 휴지기로 접어드는데, 이렇게 선연한 생기를 뽐내는것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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