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내 삶에 내 뜻은 얼마나 되는지(11.10.29)

heath1202 2011. 10. 29. 10:26

가을 한 토막을 놓쳤다.

며칠을 꿩 새끼마냥 머리 처박고 일을 하다 고개를 빼보니 가을이 저만치 내빼고 있었다.

ㅉ.  뭐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었건만, 시절을 며칠 깡그리 잊었다.

이젠 좀더 따져가며 살아야겠다.

내 삶을 덧없고 구차하고 슬프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우선은 내 자신, 그리고 나를 억압하는 구조와 인간들.

생각해보면 내 삶이 무엇에 빌붙은 것이 아닌데, 억울한 생각없이, 부끄러운 마음 없이 그렇게 살아왔다. 찌질하게.

 

요즘 내가 짜증을 많이 내는 대상이 있다.(지나고나면 늘 죄송하다)

연세도 많으신 분인데,  "하란대로 해.  세상 내뜻대로 살수있간디?"를 입에 달고 계신다.

제발 기꺾이는 말씀 말라고 화를 내지만, 사실은 앙앙대면서도 그렇게밖에 못사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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