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의 2박 3일의 시간이 애매해서 빈둥거리며 보내기로 했다. 예전에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를 갔다올 때 늘 들러 쉬었던 곳이 방콕이라서 그 관성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긴 해도 방콕까지 와서 호텔에서 뒹굴거리며 보낸다는 것이 너무 한다 싶어 여행사 들러 신청한 것이 바로 담넌 사두억 수상시장 + 위험한 시장(가이드는 Train Market이라 했다) 일곱시 쯤 출발해 오후 1시에 끝나는 투어였다. (알다시피 태국처럼 여행하기 편한 나라는 없다. 암것도 몰라도 여행사만 가면 척척 다된다. 시간되는 대로 투어가 다 짜지니까 말이다. 굳이 몸으로 직접 부딪혀가며 여행할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모이라는 시간에 모이라는 곳(다 아는 '동대문')에 가니 밴이 하나 기다리고 있다가 인원수 세더니 한시간 좀 넘게 달려 수상시장이라고 내려준다. 뱃삯 150밧 내고 휘이~ 한 바퀴 수상시장을 돈다. 동서양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그들을 상대로 온갖 물건을 다 판다. 흥미있는 물건이 있었음에도 흥정에 자신이 없는 나는 일찌감치 구매욕을 잃고 같은 배를 탓던 아가씨는 예쁜 가방을 반에 반값으로 흥정해 만 오천원에 샀다. 애고 부러워라~. 타이 냄새 물씬나는 물건 하나 사고 싶었는데...
어디를 가든 시장이란 흥미롭기 마련인데, 이곳은 수상시장이라 더 그렇다. 맛있는 음식은 왜 이리도 많이 파는지.(그래서 타이가 더욱 좋고, 어떤땐 오래도록 머물며 궁금한 음식을 다 먹어보고 싶다. 특히 군것질거리는 정말 맛있는게 많다.) 노점에서 풀빵을 사먹었는데, 코코넛 밀크를 넣어 국화빵보다 훨씬 맛있었다. 현지 과일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남편은 망고를 샀다. 다 먹고나 갈수 있을런지...ㅉㅉ
시장을 둘러본 다음에 배를 갈아타고 운하의 외곽을 꽤 길게 돌아보았는데, 정취가 시장 못지않게 그럴 듯 했다. 오히려 관광객에 치이지 않고 느긋하고 편안하게 경관을 감상할 수 있었다. (조금 벗어났는데 관광객들이 거의 없었다.) 인가도 지나고 농장도 지나갔는데 풍경이 아주 아름다웠다.
배에서 내리니 어느결에 사진을 찍었는지 이렇게 접시를 만들어 200밧을 달라고 한다. 관심없는 척 시장 구경하다 돌아와 100밧에 샀다. 이 접시 덕분에 남편하고 찍은 사진이 하나 생겼다. 키치스러운게 아주 맘에 쏙 든다. ㅋㅋ 자고로 관광지 기념품이란 이런 분위기가 좀 있어야지. 게다가 안 샀어봐. 타국에서 짓밟혀 깨질 내 모습, 생각하기도 싫었다. 한마디로 최고의 기념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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