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그림

개학날 안개속에 길을 잃다 (11.02.07)

heath1202 2011. 2. 9. 10:35

개학날.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들만큼 짙은 안개가 낀 아침이었다.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미 두 번이나 출근길에 안개 속을 헤맨 경험이 있는 탓이다.

출발 할 땐 정신 똑바로 차리자고 결심하고 다짐을 한다.

하나, 일단 안개 속에 들어서니, 어김없이 나의 정신은 안개 속에 해체되기 시작한다.

길지 않은 길에 이미 시공의 감각을 잃고 말았다.

딱이 무슨 생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삼투압 현상? 

안개와 나의 정신은 똑같은 회색 농도가 되어 버린다.

어김없이 분기점을 지나치고, 낯선 시골 마을 앞에서 망연자실 한채 정신을 가다듬는다.

명징함을 잃은 나의 삶대로, 벼르고 벼른 개학 첫날도 일관성을 고수한다.

 

2교시가 끝나도록 운동장을 점거하고 있는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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