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금티에 와본적이 얼마 만인가 모르겠다. 20년은 족히 된 것 같다.
공주에서 학교 다녔으니 그땐 그래도 가끔씩 왔었던 곳인데, 참 역사에서 멀어져 산 느낌이다.
가슴이 뭉클하다. 저녁 추위로 뼛속까지 시린데 그 날의 동학군들은 얼마나 춥고 두렵고 처절했을지... 목숨을 건다는 것...
이제는 말랑한 삶에 길들여져 아주 작은 결단 하나도 주저하고 번거로워 하는 건 아닌가 반성한다.
"우금치(牛禁峙)는 전라도에서 충남 공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고개로 1894년 11월8일부터 14일까지 동학농민군과 친일관군이 최대 격전을 벌인 곳이다
.......
그리고 116년이 지난 오늘, 동학농민군의 한이 서린 우금치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2012년 대선 야권단일정당 창출을 표방하고 있는 ‘백만 송이 국민의 명령 유쾌한 민란 프로젝트’가 기획한 ‘우금치, 다시 살아’ 콘서트다. 민주·진보의 새로운 희망을 쏘아올리겠다는 이 행사가 왜 하필 11월13일인가에 대해 주최 측은 “동학농민혁명의 최대 분수령이 됐던 우금치 전투의 격전일이고 또한 40년 전 전태일 열사가 세상을 깨운 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좌절과 아픔으로 기억되던 과거를 실패가 아닌 재기의 계기로 복원하려는 노력을 보며 역사가 끊임없이 현실과 교감하고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 경향신문에서 인용 ---
오늘 정말 여러가지를 했다.
오전 일찍 무량사에 가고 오후에 공주교대와 우금티에 갔다가 밤엔 영화를 보았다.
휴일의 하루가 이렇게 길수도 있구나. 몸살이 날 지경이다.
안타까웠던 건, 사실은 예기치 않은 계획이었던 탓에 옷이 너무 부실해서 우금티 민란 콘서트를 도저히 볼수 없었던 것.
그래서 해질무렵 리허설만 구경하다 내려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호호불며 몸을 녹였다.
학교 때 '이 산하에' 들을 때면 가슴이 울컥했었는데...
카메라 밧데리가 다 되어 마침 있던 똑딱이로 간신히 찍은 사진들이다. 조금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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