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가장 진하고 광범위하게 안개가 낀 날이 아닌가 싶다. 아침부터 미친 짓을 했다.
늘상 다니던 논산 - 서천 간 신도로를 안개 속임에도 신나게 달리다가
우리 학교 방향으로 빠지는 길을 놓쳐 합송까지 가서 유턴해야 했다..
일이분을 다투는 출근 시간에 말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기왕 그리된 것 하는 심정으로 마음을 놓아 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붎편하긴 했지만, 안개 속을 달리다 보니 또 그 갖잖은 감상이 발동 했던가 보다.
목적도 없이 길이 이어진대로 끝없이 달렸으면 싶었다.
학교도 물론 안개에 잠겨 있다.
1교시 수업 중에 이층 교실에서 내려다본 화단이랑 운동장이다.
퇴근 길에 학교 주차장에서 본 해다. 애들이 죄다 선생님 해좀 봐요 한다.
즐거운지 원어민 선생님까지 용기있게 불러 해를 보라 한다.
애들의 그 감성이 참 예뻤다.
이제 오늘이 아니네? 시간으로 나누지 말고 일과로 나누어보지?
오늘은 김병욱 pd의 새 시트콤'생초리'를 시작하는 날이라 운동을 과감히 줄이고 열한시 전에 귀가 했다.
부디, 지붕 뚫고 하이킥 만만 해라... 재방 삼방까지 본 나였다.
좀만 재밌으면 기꺼이 본방 사수하마...
오늘은 첫날이라 멍석 까느라 바빴다. 대강 분위기 파악.
근데, 배가 고픈거다. 단감을 하나 먹었다. 더 먹으면 지는거다.
여름 연수 후 2킬로 찐 후 도무지 그 살이 빠지질 않는다.
이상한 것도 아니지. 식욕을 걷잡을 수가 없으니...
이런식이다. 열두시, 한시 대중없이 배고프면 먹는거.
고구마가 먹고 싶다. 않된다. 먹고 싶다. 안된다니까...
게으름뱅이가 한 시가 다 되어 고구마를 안친다. 휴우~ 안도.
한개만 먹을테다. 근데 네개를 담았다. 한개를 담으려니 너무 아까운 거였다.
낼 아침으로 먹을거다. ㅋㅋ
김치랑 먹고 싶다. 그럼 지는 거다.
김치는 고구마를 무한 먹게하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
김치랑 먹었다. 네 개 다 먹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보면서, 정협이랑 에코 브릿지 보면서 고구마를 네 개 먹었다.
낼은 안 먹으면 된다 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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