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기어이 길을 나섰다.
예전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겠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생에 대한 집착이 나의 본질인 귀차님즘을 제압하고 있다. ㅎㅎ
잘했다.
안 왔으면 한해를 참참이 아쉬워 했을 것 아닌가.
늘 선운사로 갔었지만, 올핸 영광까지 진출했다.
그 또한 잘했다.
같은 꽃이면서도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선운사가 좀 더 은은하고 깊은 느낌이라면, 이곳은 좀더 발랄하고 활기 있으며 개방적인 느낌이다.
군락의 규모로 보자면 이곳이 비교 않되게 크고.
어찌 되었든 꽃은 다 아름답구나.
그래. 너로 하여 나는 한해를 사는 힘을 보탰구나.
먼길을 와서 피곤할텐데도 어디든지 싫은 내색없이 함께 가주고 감상을 나눌 수 있는 동반자가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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