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시간속에 길을 잃어

heath1202 2010. 9. 27. 19:36

 월요일, 어김없이 우체통에 "씨네 21"과 "한겨레 21"이 꽂혀 있다. 

추석 특집본도 아닌데 씨네가 두툼하다. 

또 영화제를 하는구나 짐작을 하면서도 막상 '15회 부산 국제 영화제' 안내 책자를 확인하니 마음이 착잡해진다. 

아, 일년에 부산 국제영화제를 서너번은 하는 것 같다. 

작년 꺼 받은게 기껏해야 몇달 전 같은데.  시간이 이젠 가파른 비탈을 곤두박질 치며 구르는 듯 하다.  

요즘은 마음을 다독이는 연습을 의식적으로 해보려고 하는 때가 종종 있다.

정신 없이 타의에 의해, 혹은 제 멋에 겨워 들떠 살다가, 이제 삶을 돌아보니 느긋한 한편으로 두려움도 생긴다.

사실 느긋함이란 것도 잘 산 뒤의 여유가 아니라 시간 뒤에 버려져 삶의 갈피를 잃고 손놓고 있는 스스로를

어루기 위해 부여한 무력한 마음이지 싶다.

어느 땐 다 놓고 싶다가도, 막상 정신을 차려보면 갑자기 생에 대한 집착이 살아난다.

 

부산이든 전주든 부천이든 아직 영화제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다녀오면 적어도 이 물리적 혼동은 덜 하려나.

돌아보는 삶이 흐뭇하면 얼마나 좋을까, 어떡하면 그럴 수 있을까 요즘 내 삶에 과제 하나를 부과하고 있다.

 

씨네 21 창간된지도 벌써 15년, 한겨레 21은 큰 애 돌 선물로 창간기금 냈으니 20년이 지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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