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개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우리집 빈터에 무차별적으로 핀 국화꽃들입니다. 게으른 탓에 국화화분이 생기면 바로 화단에 묻어버렸더니 이렇게 번져 잡초를 제압하고 무더기로 피어 작은 뜰을 압도합니다. 지금은 서리를 여러 차례 맞아 곧 베어져야 할 운명이고 뒤를 이어 이제 손톱만한 노란 소국이 또 한 가득 피네요.
나이를 먹으면서 꽃이며 나무며 작은 들풀까지 하나하나가 구체적인 모습으로 눈에 들어옵니다. 존재라는 것에 대해 이제 조금씩 깨우쳐 가는 것이겠지요. 좀 있으면 이들도 베어지고 어느 겨울 주말 오후쯤 향기를 내며 태워질 거예요. 불씨를 헤집어가며 또 잠시 생각에 빠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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