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침통한 날입니다. 이른 아침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선생님이 떠나셨다는... 나와 동갑. 떠나기엔 너무도 이른 나이입니다. 어제도 같이 점심을 먹고 심상하게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평소에 드러난 질병도 없었고 오히려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몸이 가벼운 분이었습니다. 게다가 생활이 얼마나 성실하고 반듯했는데요. 심성이 고와 곁에서 보기에 답답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인내하고 화 한번 제대로 내지 못했고요. 늘 사람을 떠나보내노라면 같은 후회와 다짐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오늘이 마지막인 양 정성으로 사람을 대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모진 사람들은 참 오래도 사는데, 그건 아마도 제 아픔을 남에게 떠넘길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요즘들어 부쩍 주위에서 우울한 소식을 많이 접합니다. 쓰러졌다든지 떠나갔다든지...순순히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생생하게 닿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하나하나 눈도장 찍어가며 새삼스럽도록 얼굴을 들여다보아야겠습니다.
이선생님, 부디 안녕히 가세요. 그 인내와 선한 마음을 배워 아이들을 더욱 사랑할께요.
< 산자와 죽은자가 마지막 작별을 하는 화장장 전경. 서럽고 애끓는 슬픔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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