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 미술작품, 시청

뮤지엄 산(2018.11.6)

heath1202 2018. 12. 27. 23:22

주변 사람들에게 가볼 만하다는 얘기만 줄곧 들어오다 마침내 가을 나들이 장소로 뮤지엄 산을 정했다.

내 집에서는 동북방향으로 거의 한반도 대척점이라 엄두내기가 쉽지 않았던 건데 마침내 결단을 한 거다.

미세먼지는 중국 가깝고 화력발전소 많은 충남이 젤 심한 줄 알았는데, 이날 강원도 가는 길은 중국은 깜도 않된다 싶을 정도여서 중금속가루같은 미세먼지가 폐에 덕지덕지 달라붙는 기분이 들 정도라 나들이를 접을까 잠시 갈등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길을 나섰으니 가기는 갔다.

뮤지엄 산에서 머지 않은 곳에서 점심을 먹으려니 고깃집만 지천이라 꽤나 실망스러웠는데 송이버섯 메뉴를 파는 집이 있어 호기심으로 먹어 보기로 했다.

태어나 처음 먹어 봤는데, 송이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강한 향이 내게는 좀 거슬려 촌티만 들키고 말았다.

뮤지엄 산은 애써 온 보람이 있었다.

지난 여름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본 끝없는 자작나무 숲의 가을을 그리워하던 차에 예기치 않은 뮤지엄 초입의 이백그루 좀 않되는 자작나무로도 내 상상력은 광활히 확장되며 퍽 감동을 받았다.

뮤지엄 산은 입지와 건축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사위로 산과 필드가 에워싼 가운데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누구라도 감탄할 만한데, 해미석을 깐 워터가든과 압도적인 빨간 조형물의 아치웨이건물 안에 들어서도 그 거대한 건축물의 어느 한가지도 눈과 마음을 거스르지 않는다.

본관엔 페이퍼 갤러리와 청조갤러리가 있는데 페이퍼갤러리는 종이의 역사와 종이의 활용품들, 청조갤러리는 국내 현대미술과 유명작가의 한국화가 전시되어 있다. 미술작품의 컬렉션은 그리 풍부한 편은 아닌데, 누구라도 미술에 대한 기대는 별반 없었을거라 보기 때문에 큰 실망은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건물 내부를 이동하면서 내다보는 바깥 풍경도 아름답고 인공조명 없이 걷는 어둑한 복도들도 아늑하고 좋았다.

해설사의 해설을 들어가며 두 관을 관람한 다음에는 경주의 능들을 연상시키는 스톤가든을 지나 제임스 터렐관에 갔다. 제임스 터렐관은 관람 시간과 인원이 정해져 있고 티켓구매시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우리 시간대에는 꼴랑 3명이 관람했는데 아무런 정보없이 입장한 내게는 정말 환상이었다. " 그의 작품들은 사색의 시간을 누리게 하며,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내면의 영적인 빛을 마주하는 '빛으로의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예술의 범위는 어디까지 확장되는가 생각케 했다. 무지하게 친절한 해설사는 한 코너에서 사진도 찍어 주었다.

뮤지엄 산의 즐거움은 뭐니뭐니 해도 카페테라스다.

물가에 앉아 저만치 뮤지엄 산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을 바라보며 마시는 따뜻한 커피는 어떤 커피를 끓여도 맛있을 것 같았다.

사진을 찍어가며 오래 머물렀다. 다만 사람들이 많아 자리를 차지하는데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했다.

시간 내어 다른 계절에도 꼭 와보고 싶다.

 

초입


희소성의 가치를 백배 발휘하는 280그루(홈페이지에 그렇게 나와 있다) 자작나무

 



워터가든과 아치웨이




안에서 내다보는 풍경





작품 중 하나



스톤 가든을 거쳐 제임스 터렐관으로



제임스 터렐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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