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진창이 된 공사구간을 통과하는 붐탕까지의 열 세시간의 이동은 지레 돌아갈 일이 심란할 만큼 참 힘든 여정이었다.
밤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해 늦은 저녁밥을 먹고 짐을 풀었다.
기온이 퍽 쌀쌀했다.
조금 위안을 삼자면, 내가 묵은 방은 꼬맹이 달님이네 가족과 함께 두 팀에게만 주어진 스위트룸이었다는 것이다.
방도 댓방 크고 쓸데 없는 응접실도 있고 더 쓸데 없는 부엌도 있었다. 아무 짝에도 쓸데 없었지만 그냥 그런 것들이 재미 있었다.
난로도 두 대나 있어 오한이 든 내게는 큰 보탬이 되었다.
일층이라 전망 없다고 룸메이트는 투덜댔지만 실상 그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 전망 따위는 일없는 사람이었다.
밤새 거센 빗소리가 내 잠을 흩트렸는데 아침에 발코니에 나가보니 발코니 앞 풀밭에 검은소가 태평하니 엎드려 되새김질을 하고 있고
하늘이 가을날처럼 푸르다. 산뜻하게 시작하는 하루.
붐탕에서의 일정은 여러 사원 방문과 두어 시간의 자유시간. 자유시간 덕분에 여자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를 저렴하게 대절해 궁금하던 곳
두어 군데를 다녀올 수 있었다.
Jakar Dzong
기가 막힌 전망이다. 이 어마어마한 자연의 선물이 가난한 삶의 고단함을 어지간히 덜어 주리라 나는 생각한다.
부탄이 행복한 나라라는 것이 허구임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도 많이 있지만 그들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이 천혜의 아름다운 환경이다.
자카르 종 앞의 참 예쁜 두 채의 집. 두 채가 울도 없이 이웃하고 있는데, 뜰이 아기자기 꾸며져 있고 지붕엔 비둘기가, 집 앞엔 개들이 평화로운 풍경을
완성하고 있다. 화분 받침대가 참 이채로웠다.
Kurjey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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