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일하는 시간, 나는 일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는 팔자 편 사람이라 몸 아픈 핑계로 미루어 두었던 책정리 조금 하다가 집어치우고 퍼질러 앉아 쉬다가 오래전에 책갈피 만들려고 코팅해 두었던 좋아하는 그림 오려 책갈피 여덟개 뚝딱 만들고 그런 다음엔 구름이가 펀치 날려 뻥뻥 구멍 뚫어 구석에 팽개쳐 두었던 인도에서 사온 종이등에 처박혀있던 한지 편지지 찾아내어 붙여 말끔히 수선했다.
요즘 내 노동의 방식은 애들방에 들어가면 그 방에 눈에 띄는 일을,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 정리를, 그런 식으로 거실. 안방, 다락 발길 가는대로 손길가는 대로 찔끔찔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되고 그래서 일하는게 덜 지루하고 덜 힘든 것 같다. 총체적 노동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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