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2016년 마지막 날을 보냈습니다.
한 해를 넘기면서 별 감흥을 받지 못한다고 했지만, 올해는 그래도 조금은 무게를 실어준 것 같습니다.
서울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상영하는 "에곤실레:욕망이 그린 그림"을 보기 위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습니다.
가는 도중에 태극기를 든 무리들이 있습니다.
깃발에 든 문구가 섬뜩합니다. 계엄령을 선포하라, 군인들은 일어나라, 그런 식입니다.
이건 국가 전복을 도모한 죄로 다 잡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는 알고 있는지요.
어떤 중년 여인은 한 손에 태극기를 들고, 다른 손으로 예수 홍보전단을 돌리느라 분주합니다.
나에게도 주려고 해서 옹졸하게도 한껏 경멸의 표정을 지어주었습니다.
아마 성조기를 나부낀 무리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옛날 대사 피습 당했을 때 쾌유 빌며 춤춘 무리 있지 않습니까. 그들과 같은 부류의.
영화가 끝난 시각이 여섯 시 조금 넘어 집회시간과 맞아 떨어집니다.
사람들이 시시각각 불어나고 있습니다. 주말을 저당 잡힌 국민들이 참 고생이 많습니다.
고생한 보람이 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예상에 어긋나지 않게 정월 초하루부터 또 골때리는 간담회가 있었군요.
정말 멘탈 갑입니다. 처음엔 술수인 줄 알았는데 보면 볼수록 하도 어처구니가 없으니까 진짜 몰라서 그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 그, 뭐, 그게, 그러니까....
대통령 발언은 외국에 비밀로 해야 할 듯 합니다. 창피해서 말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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