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그림

잃어버린 싯귀 대신 미라보 다리(16.6.24)

heath1202 2016. 6. 24. 01:13

 

아뽈리네르의 시 한 귀절을 어디서 들었는데

그 아름다운 싯귀가 언어는 지워지고

이미지만 아슴하게 남아서

혹시 찾을 수 있을까

묵은 시집을 찾아 보았다.

끝내 그 싯귀를 찾지 못했다.

아름다워 한참을 품고 살고 싶었는데.

갑자기 연거푸 재채기가 나 생각해보니

곰팡이 슨 시집 탓이다.

1976년 출판된 500원 짜리 시집이다

1980년 쯤, 고등학교 때 산 책이다.

참 조숙했던 모양이다.

시를 읽는 여고생이 얼마나 이뻤을까.

왜 나는 그때 내가 이쁜 줄 몰랐을까.

그 후로 이 시집을 읽지 않은 이십 여년 세월이었다.

목록이 많이 바뀌었지만  같은 기획 시리즈라 여겨지는,

2014년 인쇄된 타쿠보쿠의 시집을 며칠 전 8,000원 주고 샀다. 

다시 아름다워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