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샹그릴라는 잠깐 들렀다고 해야 맞겠다.
샹그릴라의 본 이름은 중덴이었는데, 아마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이상향인 샹그릴라라는 이름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신비감이나 동경을 관광에 이용해보자는 불순한 목적으로 새롭게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호도협에서 두 시간 조금 넘는 거리라 별 부담없이 갔는데, 가는 길에 진눈깨비에 바람이 어찌나 사납던지 관광이고 뭐고 어디 따뜻한 곳에
콕 박혀있고 싶다는 생각만 들뿐이었다. 다행이 샹그릴라에 도착하니 진눈깨비와 바람은 잦아들었다.
하지만 고산지대의 밤공기는 있는 옷을 다 껴입어도 뼛속까지 파고들었고 밤에 잠깐 일행이 세상에서 젤 크다는 마니차 돌리러 가는데 따라가지 않았다.
고맙게도 하룻밤 묵게된 작은 호텔은 지은지 오래지 않은, 이제껏 묵은, 그리고 이후에 묵은 숙소들 중에서도 가장 새끈한 곳이었다. 청결했고 바닥까지 난방이 되었다.
저녁은 야크고기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는데 나하고는 해당없는 메뉴라 고추장과 김으로 밥만 세공기 쯤 먹었다.(그렇게 끼니때마다 밥만 세공기씩 먹었더니 처량한 식사에도 살이 부쩍부쩍 올랐다. ㅋ)
다음 날은 좀 쌀쌀하긴 했지만 어김없이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이다.
샹그릴라에서 큰 계획은 없었다. 시간도 짧고 날도 추운데 어디 외곽으로 트레킹 갈수도 없고 해서 장족 전통가옥 잠깐 둘러보고 버터차(수유차)에 보릿가루 타서 한잔 먹고 나파호 주변 드라이브 하는 기분으로 지나쳐 티벳불교사찰인 송찬림사를 관람했다.
나중에 좋은 날에 매리설산도 가보고 동티벳 트레킹도 해보자고 다짐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리장을 향했다. 리장에 내 집이라도 있는듯 리장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너무도 편안하다.
샹그릴라 고성 입구.
장족의 전통가옥. 규모가 우리나라 작은 사찰 대웅전 쯤은 될만큼 어마어마 하다. 저 큰집에 난방개념이 희박한 것이 신기하다. 넓은 홀에 달랑 난로하나 있었다.
동물들의 샹그릴라인 것이 분명하다. 온갖 가축들이, 돼지까지 한가로이 드넓은 들판에서 마음껏 놀고 있다.
송찬림사
개들이 사람을 잘 따른다. 길거리를 배회하는 개들도 입성이 깔끔하다. 잘 돌봄 받는 것 같다.
돼지가 이렇게 태연히 대로를 활보한다.
리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갯마루에서
따뜻함의 가치를 절감하게 한, 윈난 여행 중 가장 포근했던 잠자리
'여행(외국) > 중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산 여행-황산1(16.7.24-7.28) (0) | 2016.08.03 |
---|---|
북경 이화원, 천안문 광장(16.1.3) (0) | 2016.03.08 |
윈난성 리장-옥룡설산(2016.1.3-13. 윈난성 여행) (0) | 2016.01.27 |
윈난성-리장 인상여강(印象麗江) 공연 관람(2016.1.3-13. 윈난성 여행) (0) | 2016.01.23 |
윈난성-리장 리장고성3(2016.1.3-13. 윈난성 여행) (0) | 2016.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