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너머로 묵묵히 숲을 내려다 보았다.
추위에 떨다가 따뜻한 차 한잔을 들고 창밖을 내다 보니 숲이 있었다.
보고 있노라니 어디선가 사람들이 하나둘 짧은 점심시간, 숲에 들어 잠시 숨을 돌리는 것이었다.
가장 추웠던 날, 손이 곱게 추운 날에 따뜻한 커피잔을 손안에 꼭 감싸쥐고 혼자 걷거나 두런두런 벗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거나 하는 것이었다.
나는 난방이 잘된 건물 창가에 붙어 그들을 내려다보는데, 도저히 저 숲에 들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내려와 숲을 걸었다. 길게는 못걸었지만, 그러나 대신에 숨을 깊이 쉬어 숲을 가슴 깊이 품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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