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까닭없이 기쁜 날(15.9.1)

heath1202 2015. 9. 7. 16:06

아주 어쩌다 

슬픔은 기미도 비집을 틈 없이 

기쁘고 기쁜 순간도 있다

오늘이 그렇다, 이상도 하지

오늘의 추이를 이 잡듯 뒤져도

이렇게 기쁨이 흥건할 일이 없다

고작해야 간밤 꿈에

정량의 슬픔과 아름다움이 황금비를 이루어

찬란한 비극의 아이콘 같던 시인과 

통속적으로 슬픈 사랑을 했다거나

별 다른 티도 나지 않는 이른 아침인데  

가을이 아닐리 없다고 흔쾌히 고개 끄덕였을 뿐

그밖엔 달리 떠나간 사랑이 몰래 다녀갔을리도 없고

강건너 아득한 어둠 속에서 누구인가

나 여깄노라고 등불을 흔들어 준 것도 아니었다

아마도 좋은 꿈을 꾸는 것인가

내 인생은 늘 그렇듯 그만 그만

기쁘다 치면 기쁘고

슬프다 치면 조금 그런 것도 같아서

나는 늘 기쁨과 슬픔 사이의 담장 위에 앉아

오늘은 어느 쪽으로 투신할까 생각하곤 하는데

단연코, 오늘 나는 일말의 의심 없이

기쁨의 품에 풍덩 안긴 듯하다

꿈에도 없어 사무친 애인을 만나면 이만할까

가끔 그랬으면 하는 바램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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