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히 쏘다닌 날이다.
가을이 오고 있으니 그 기운을 느낀 마음이 지레 들떠서는 도시 진득이 뭉개고 있으려고를 하질 않는다.
하여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볼일을 만들어 공주에 갔다가 내쳐 대전에 들러 전시회 보고 나서는
오늘의 하일라이트로 잡아놓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관람을 위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 갔는데,
우리 전주시민을 너무 얕보았는가 보다. 진즉 전날 밤에 매진이 되었다는. 우리 독립영화가 이런 때도 있나 싶어
흐뭇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앨리스보러 먼걸음을 한 나는 어찌하란 말인가. 하릴없이 영화관 뒷길을 어슬렁거리다가
맛집이 지천인 전주에서 태어나 가장 실망스러운 식사를 하고는 세상이 날 홀대하나 싶어 풀도 죽고 소가지도 나서는
밤이 제법 깊었는데 도저히 그냥 귀가할 수는 없다고 궁남지 옆 카페에 들어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마음을 달래었던 것이니
바야흐로 때는 가을, 가을기분 충만하고, 바람이 선뜻하기조차 하여 괜한 감상이 달콤쌉쌀하게 드는 것이 오늘의 서운함을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음이라......
전시회는 일부는 좋고 일부는 그저 그랬다.
모사를 초월한 작가의 창의성이 관건이다.
가을이 스미기 시작한 나뭇잎
고속도로 달려 전주에 왔더니만 표는 없고 마당에서는 젊은이들의 작은 난전들이 벌어져 있었다.
불빛 없는 궁남지를 쥐어짜듯 찍어보았다.
(전시회기사출처:금강일보)
대전시립미술관 4일~12월 20일 21C 하이퍼리얼리즘 가을특별전
사실감 있는 묘사와 현실을 극대화한, 시대적 메시지를 담은 전시가 대전에 착륙한다.
대전시립미술관은 4일부터 오는 12월 20일까지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8개 국 출신 작가들의 작품 105점을 선보이는 가을특별전 ‘21C 하이퍼리얼리즘-숨 쉬다’를 연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진행된 사실적인 경향으로, 실물 혹은 사진을 중간매개로 눈으로 보는 시각의 한계를 넘어 현실을 리얼하게 묘사하는 또 다른 시대성을 표현한 작품들로 구성된다. 이는 슈퍼리얼리즘과 포토리얼리즘, 라디칼리얼리즘, 샤포포커스리얼리즘, 포토아트 등으로 불리고 있는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의 다양한 예술세계로 이어진다.
미술관에 따르면 하이퍼리얼리즘의 회화와 조각 작품들은 서양현대미술의 핵심을 보여주는 극사실주의의 작품들을 전시함으로써 시민들의 호기심과 경이감을 유발시키며, 새로운 시각예술의 한계를 발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사진기로는 표현할 수 없는 회화만의 고유한 매체성과 더욱 정교해진 표현, 더불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조각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해석을 시도함으로써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전시를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들에게 선사하게 된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하이퍼리얼리즘에서도 인간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의 한 부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부제의 ‘숨 쉬다’라는 것도 팝아트의 대중, 사회와 함께 최근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고찰을 현대 미술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극사실주의)으로 사회를 관통하고 시대를 그려온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현대사회를 정교하게 묘사한 역동적인 거장의 작품을 통해 인류가 탄생한 이래 끊임없이 진화해온 사실주의의 맥락 속에서, 재현에 대한 오랜 고찰과 예술적 의지를 현대미술(팝아트) 중심에서 다시 점검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관람, 미술작품, 시청'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제 한국화 미래지향 전(15.9.20) (0) | 2015.09.21 |
---|---|
신동엽 문학관(15.9.12) (0) | 2015.09.12 |
꼭 봐야 할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출처:다음영화) (0) | 2015.09.03 |
안셀 아담스 사진전/세종문화회관 미술관1,2관(15.8.23) (0) | 2015.08.23 |
광복70주년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 및 이응노미술관소장품전(15.8.22) (0) | 2015.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