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전시회 소식을 알게되었는데 요며칠 부쩍 가고 싶던 차에 마침 서울에 일이 생겨 전시회도 가고 아이도 볼겸 이른 아침부터 서두른 서울 나들이다.
애들 보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데, 게다가 큰 애는 낙동강 오리알 모양 뚝 떨어져 따로 살림을 꾸려 학교 때 놀다가 뒤늦게 취업 준비에 바쁜 작은 아이만
보게 되었다. 애들이 자라고 나니 어릴 때와는 영 다르게 든든한 동지가 되고 내가 마냥 돌보기만 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위로와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이 종종 든다. 작은 아이는 특히 나를 닮아 퉁퉁거리기는 하지만 속깊고 내심 인정도 많아서 잔정있게 촌엄마를 잘 챙겨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어쩌지 못해 아이들을 기른듯 한데 이제야 비로소 생각깊게 아이들과의 관계를 고민하고 정립해 나가는 듯하다.
-이렇게도 인간이 배제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사진을 잘 모르긴 하지만 내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어서 그 엄격할 정도로 잘 계산된 아름다우 사진에서 증류된 물맛이 날 듯도 하다. 하지만 모든 색이 합쳐져 검은색이 되고 빛은 합쳐져 흰색이 되듯 거꾸로 그 흑백 속에서 나는 무수한 색들을 보았다.
또한 딸 아이 말마따나 정녕 흑백이어서 아름다운 건지 또 흑백의 절대성에 압도되어 있었던 것인지 한참을 흑백사진을 감상한 후에 안셀 제자의 칼라사진을 보니 생경하고 조잡해보일 지경이었다.
참, 사진전 보고 요세미티 가보고 싶은 사람 많겠다. 나도 가고 싶구나.
-결국 나는 인간을 찍은 사진이 좋다.
로버트카파의 모습이 드라마틱하게 담긴 포스터와 그가 찍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흔들린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샀다.
안셀 아담스가 아쉬케나지를 좋아했다지. 그래서 집에 돌아와 나도 내가 아는 몇 안되는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인 아쉬케나지를 들었다.
- 사진전을 본 후에 점심을 먹고 광화문 광장과 인근을 좀 거닐었다. 경찰들과 경찰차들과 1인 시위 하는 사람과 전도하는 사람들과
가훈 써주는 사람, 경복궁의 호위병 교대식, 땅에서 솟은 듯 나타난 주황빛 이쁜 교회, 뒷길의 소녀상...... 사람살이, 참 다양한 모습이다.
<자료출처:경향신문>
[전시] ‘자연과 사람의 교감’ 안셀 아담스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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