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나라)/전라북도

좋은 군산 사람이 선물한 즐거움, 군산(15.5.23)

heath1202 2015. 5. 25. 02:40

군산은 집에서 한 시간 남짓의 부담없는 거리라 간혹 가곤 하는 데지만 사실 간장게장 먹으러, 아니면 이성당에 빵사러 몇 번, 아니면 영화 보러

간 것이 대부분의 이유이고 군산을 깊은 관심을 가지고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일제 강점기 때  유적지를 한 번 대강 둘러본 것이 다였다.

군산에 사람 한 명을 만나볼 일이 생겼다.  개인적 친분은 전혀 없고 전적으로 일로 만나야 했다. 만나보니 사람이 너무 좋고 진실해 보여 일이 아니어도 알고 싶은 사람이었다. 

일은 그닥 조건이 흡족하지 않아 내심 접기로 작정하였는데 그 군산분은 혹시 군산에서 식사 안 할 거냐고, 그래 어디가 괜찮냐니 한일옥 쇠고기무국이 어떻겠냐고 그런다. 그곳은 내가 텔레비젼에서 우연히 본 적이 있는 곳이었는데 내가 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안중에도 두지 않던 곳이었다. 그럼에도 좋아보이는 사람이 추천하는 곳이라 기꺼이 동행이라도 먹이러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군산분을 만나기 전 이 군산분이 셋이나 되는 어린아이를 봐야해서(얼마나 따뜻한 구실이던지^^) 일 준비가 제대로 안되어 약속시간을 미루고 커피숖에서 기다려야 했는데 점심먹은 지도 얼마지 않았는데 토마토쥬스랑 커피랑 쿠키를 배불리 먹은 차여서 삭이려면 적어도 두어 시간은 걸려야 할 것 같았다. 그리하여 찾은 곳이 은파호수공원이었다.  이곳도 전에 잠깐 들러본 적이 있는데 어느 쪽 주차장에 차를 대었었는지도 기억에 없을 정도로 무심했었다. 그런데 오늘 차를 댄 곳은 전하고는 생판 다른 곳이었다.  보니 온통 호숫가를 따라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는 것이었다. 군산 사람들의 휴식처임을 알겠다.

우리도 호수변 길을 따라 좀 걸었다.  산책길이 아주 좋다. 호수가 아주 부정형이라 우리가 걸은 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 같았다.

표지판을 보니 관리사무소 오천 몇 십미터 이런 식으로 표기가 되어 있으니 꽤 규모가 됨을 추측할 수 있었다.

어쨌든 뜻하지 않은 즐거움은 더 큰 법이다.  연무가 제법 있는 날이었음에도 상쾌해서 자외선에 기미 생기는 것 개의치 않고 걸었다.

 

배가 제법 꺼질만 해서 한일옥을 찾았더니 바로 그 앞이 동행이 좋아죽는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이었다.

세트장에 관심이 큰 적이 없지만 이곳은 좀 각별했다.  군산으로 시간여행 온 사람들이 한 가득이었다.

쇠고기무국 맛은 내가 알길 없다.  그곳은 고맙게도 콩나물(해장)국도 팔아서 나도 맛있게 먹었다.

 

돌아보니 좋은 군산사람으로 시작하여 예기치 않은 즐거운 일이 꼬리를 문 날이다.

 

 

 

 

 

 

 

 

우리가 가는 길 뒤 쪽으로도 저렇게 호수가 숨어있고 산책길이 나 있다.

 

호수를 가로지른 다리가 규모도 제법 크고 나무라 기분도 더 좋다.

 

 

 

흥분해서 오리배도 탈 뻔 했다.

 

동행은 은파부동산에 전화해서 호수 뷰의 아파트는 얼마나 하는지 알아봐야겠단다. ㅉㅉ 가는 곳마다 다 접수하려 든다.

마음으로 그러는거야 뭐 죄겠나.

 

 

 

오늘이 노대통령 기일이어서 잠깐 봉하마을 생각도 했었는데 이 호숫가에서 작은 기념식이 있었던 모양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노대통령을 기리는 이런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 다소 놀라웠다.

 

 

 

 

 

 

월명동 거리다.  근처에 여러 유적지가 있다.

 

 

 

 

 

인력거도 있었다.  인력거꾼이 젊은이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