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면 되었다
너, 비 젖은 낙엽길을 밤새 헤맨들
누구 하나 네 족적을 찾을 수 없겠지만
어느 날 네가 슬그머니 사라진들
두고 두고 너를 그릴 이도 없겠지만
누군들 그러하지 않겠느냐
없는 이를 기리기에 삶은 눈앞이 캄캄한 절벽이고
내 시린 지금, 살을 부비며 뜨거울 수 없는 너를
사랑했던들 얼마나 길게 사무칠 것이냐
아무려나,
먼지라 해도 좋고 모래라 해도 좋고
그림자라 해도 좋으나
네 발걸음이 무겁다해도 길게 멈추어 본적 없고
내내 징징대면서도 통곡하진 않았다
그만하면 장하다 살아서 고마웠다 할만하다
너를 나무라는 이 아무도 없는데
귀신하고 사랑이라도 하는 아이처럼
왜 자꾸만 시름시름 시들어가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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