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첫눈을 맞는 자세가 비장했다(14.12.01)

heath1202 2014. 12. 1. 21:13

홀로 갈수 있겠느냐고,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지 않느냐고, 견뎌 보겠느냐, 견딜 수 있겠느냐고 

지독한 눈보라로 찾아온 첫눈이다.

모름지기 이 정도는 거뜬해야 겨울이 녹록하지 않겠느냐고, 외로움 따위, 실연의 상처 따위,

가난 따위 혼비백산 날리고 오직 앞섶을 여며 잡고 약게 포복하며 이 바람 속을 돌파해야 하는 거라고.

 

오늘 창밖을 내다보며 한 비장한 나의 다짐이었다.  나는 이 겨울을 보란 듯 잘 살아낼 것이다. 

원래 혼자였던 양 꿋꿋이.

 

그래도 싸우지 않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 퇴근 길에 고마운 동료에게서 하와이 코나 커피 한 잔을 얻었다. 텀블러에 한잔을 가득 채우며 오늘 밤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와이에 한달 남짓 있는 동안 주구장창 마시고, 몇 팩 사온 것마저 다 마신 후 구경도 못하던 커피다.  커피를 소프트 음료처럼 캐주얼하게 마시는 편이라 맛을 탐구하고 감상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내내 마시던 커피맛과 차이가 확연한게, 이게 코나 맛이었나 싶다. 강한 신맛과 함께 살짝 풀맛도 느껴진다.  하와이 빅아일랜드 코나산 커피, 참 반갑네.  킬라우에아 화산에서는 꾸역꾸역 용암을 토해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빅아일랜드에서의 시간은 지금 생각하면 꿈이었나 싶다.

 

불쑥불쑥 나타나던 그리운 하와이의 무지개

 

바다로 흐르고 흘러 들어간 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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