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겨울에 방책이 없다(14.11.20)

heath1202 2014. 11. 20. 20:20

더 추워지기 전에 외투 하나 장만해야 하는데

나는 이러고만 있다.

살면 얼마나 사냐면서 새옷을 마다하는 엄마는

남은 생에 대한 확고한 줏대를 세우셨지만

나는 그도 아닌 채 미적거리고만 있다.

새옷을 입고 온 동료가 부러웠다

격조 있는 감색 반코트는 안에 곱게 누비를 두었다

예쁘고 따뜻한 옷, 나도 사야 하는데 나는 사지 않는다

그냥 어떻게 견뎌보지 

시간은, 겨울은 참 빠르더라.

발목이 상해 이제껏 신던 신발들을 정리 한다.

지난 겨우내 잘 신은 털이 푹신한 부츠도,

조금 무겁지만 터프한 멋이 기분 좋은 워커도 버려야 한다

날은 추워지는데 나는 새 신 살 날을 미루고만 있다.

봐, 하루도 금방 갔으니 겨울도 그러하겠지

발목에 무리없는 단화 하나만 쉬는 날이 없고

발가락이 얼어서야 나는 정신이 들 것이다

 

따끔하게 혼나려면 아직도 멀었다, 나는.

생의 드라이브, 일상의 욕망을 요즘 나는 종종 잊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