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다녀오는 길에 참으로 오랜 만에 금강 하구언에 들렀습니다.
마침 해질 녘이라 혹시 분위기 아늑한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 하면서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을까 살짝 기대도 해보면서요.
하지만 어느 결엔가 태양이 지는 기척도 없이 어둠이 슬그머니 내리고 있었고,
모든 풍경이 회색속에 번져가고 있군요.
가을 저녁이라고 공기가 소슬하고 커피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웬만큼만 가을을 앓아가면서 세월을 흘려 보내면 좋겠습니다.
오래도록 주인을 맞지 못하고 있는 카페 '헤밍웨이'는 작년보다 더욱 황폐해 있습니다.
담쟁이 덩쿨은 이제 이 낡은 건물을 야금야금 속속이 파고 들어 해체라도 시킬 듯 합니다.
사람이나 건물이나 따뜻한 온기를 품지 못하면 황폐해지지 않고 오래 견디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행(우리나라) > 충청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주 공산성(13.04.14) (0) | 2013.04.15 |
---|---|
영평사 구절초-꽃은 지나 단풍이 곱고(12.10.21) (0) | 2012.10.23 |
초가을 나들이, 장곡사(12.09.23) (0) | 2012.09.23 |
[스크랩] CNN 선정한 한국 꼭 가봐야할 곳 50 (1) | 2012.05.29 |
태안 천리포 수목원(12.04.15) (0) | 2012.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