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극적 채식주의자다.
페스코 베지테리언이라 하던가, 생선, 유제품, 계란까지 먹는, 비교적 너그러운 채식이다.
동물을 좋아하고 감정이입이 유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선택이다.
엄밀하게는 의식적인 선택이 아니라 어느 때부턴가 속에서 거부하기 시작한 탓이다.
타인의 식습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도 어렵고 싫기도 하지만 적어도 한가지는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생명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나를 위해 목숨을 내어준 것들에 대한 고마움도.
그런 이유로 '동물복지'에 대한 제도적 대책이 시급히 강구되어야 하겠다.
약육강식, 생존과 도태, 무한 경쟁, 승자 독식, 탐욕... 우리 사회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비정한 단어들이다.
갑자기 무슨 비약인가 하겠지만 이런 단어들과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것이 인간과 생명에 대한 따뜻함일 것이고,
황폐한 우리 사회의 치유는 이런 마음에서 비롯하지 않을까.
동물에 대한 사랑이 사람에 대한 사랑과 다르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귀한 생명 고귀하게 먹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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