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원당리 들판(12.09.20)

heath1202 2012. 9. 21. 00:19

학교를 떠나 있는지가 벌써 이십 일 정도가 되었다.

참 빠르게도 지나가 버린 시간이다.

어느 때 보다 한순간 한순간 경계해 가며  집중한 시간인데, 돌아보는 시간은 단숨에 스쳐가버린 양 안타깝다.

이제 연수 생활도 가속이 붙은 듯 원만히 잘 흘러가고 나름 재미도 느끼지만, 학교가 문득문득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황금빛을 조금 머금고 있을 원당리 들판도 그립고. 

 

사진은 학교 앞 원당리 들판이다.

학교를 떠나기 이삼일 전에 찍었을 것이다.

황금빛으로 고울 가을들판도 보지 못할 거란 생각이 문득 들어 번거로움을 무릎쓰고 차에서 내려 일부러 찍었던 사진이다.

육개월의 꽤나 긴 시간을 학교를 떠나야 하는 것인데, 업무에서 벗어나니 홀가분하리라 싶었는데 생각과 달리 꽤나 마음이  착잡했다.

내가 없으면 누구든 잘 해나가겠지만, 어쨌든 내 할일을 누군가에게 떠맡긴 듯 떳떳치 못한 느낌과, 아이들, 특히 이년을 담임을 했던

삼학년 아이들을 배웅해주지 못하는 미안함,  등등.  (연수 끝나고 돌아가보면 정말 많이 자라 있겠지. 한달 방학동안에도 한뼘씩 크는 애들인데....)

연수가 속편하고 한갖지긴 해도 학교가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랑이의 장례(12.09.27)  (0) 2012.09.27
6년간 야생늑대와 함께 지낸 부부  (0) 2012.09.24
시를 읽지 않는 날들(12.09.20)  (0) 2012.09.20
"라오스 코끼리의 노래" 요약(12.09.12)  (0) 2012.09.18
조짐처럼(12.08.23)  (0) 201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