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읍사무소 앞 은행나무(11.10.28)

heath1202 2011. 11. 3. 16:25

약속이 있어 부랴부랴 읍사무소 앞을 지나노라니 오후 서너 시 사이의, 설핏 기운 햇살에 은행나무가 더욱 빛난다.(다른 단풍은 모르겠지만 올해 은행나무는 유난하게 물이 잘 든것 같습니다.)  가끔 스치는 짧은 바람에 잎들이 팔랑이며  날리는 것을 보니 꿈결처럼 애잔하다.    보니 잘 차려 입은 젊은 남자들 셋이 은행나무 아래에 모여 있는 것도 참 색다른 광경으로 내 시선을 잡는다.  너무 말쑥한 것이 읍사무소 직원은 아닌 거 같고 아마도 종일 사람 대하느라 지친 영업사원의 느낌이 난다.  너무 잘 차려 입어서 오히려 안쓰러운...그들에게 이곳에서의 잠깐 휴식이 정말 달 것 같다.

 

읍.사.무.소.  시골에 살면서도 이런 생각 해본 적이 없는데 막상 읍사무소를 발음해보니 정말 시골 느낌이 난다.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베스트극장이나 티비 문학관 같은 문예물의 향수가 있는 가상의 공간 같기도 하다.  십년이 지나도, 이십년이 지나도 변함 없이 그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는.  그러고보니 내가 잠시 아름다운 가상공간을 들어왔다 나온 것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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