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리 공원에 가는 길에 떼로 늘어져 있는 개들을 보았다. 이곳의 개들은 우리 상식처럼 사람과 주종을 이루는 것 같지 않다.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소는 당연하다치고 당나귀 조차도 거의 일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당나귀의 덩치가 아주 작기는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짐 실은 당나귀는 조그만 보퉁이 만한 짐을 싣고 사뭇 기고만장해 보이는 당나귀 두어번 보았을 뿐이다. 동물을 별로 거두지도 않고, 그런 만큼 짐승도 빚진 게 없는 듯 서로 무심하고 대등해 보인다. 짐승은 사람과 섞여 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 그게 인도인의 종교관에 기인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동식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수직적 인식이 그들에게는 해당없는 얘기같다.
세상에 이렇게 큰 토끼라니. 저만치 떨어져서는 완구인 줄 알았다. 이뻐라했더니 덥석 안기고는 돈을 달랜다. 시달리는 토끼가 참 안되었지만 참 신기하고 이쁜 건 어쩔 수 없었다.
꽤 만족스러웠던 우리 숙소 '여행자의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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